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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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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3. 28 6:00P 대학로 질러홀 아소토 유니온 <1st 콘서트> 얘네들 음악 참 괜찮다며? 지난 해 겨울, 한 선배와 재즈 음악을 제대로 들어보자고 다짐하고선 이틀에 한 곡씩 서로에게 추천해주기로 했었다. 재즈라는 음악에, 잘은 몰라도 한참 빠져들고 있을 즈음이었다. 아무런 지식 없이 그저 무작정 듣고, 좋으면 그만이었다. 그때 선배에게서 추천 받은 뮤지션 중에 아소토 유니온도 있었다. 모든 곡이 다 좋다며 음반 하나를 통째로 추천받았다. 그렇게 음악을 듣기 전에 이름부터 알게 된 아소토 유니온. 처음 들었을 때는 외국 밴드인 줄만 알았다. ㅡ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추천 곡은 대부분 외국 뮤지션의 것이었다. ㅡ 그러나 결국 게으른 탓에 한 곡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어쩌다' 이들의 콘서트에 가게 되었다. 앨범 구경도 못해본 상태라 공연에 대한 기대도 설렘도 없었고, 단지 아소토 유니온이라는 밴드가 궁금했을 뿐이다. 그 선배 말고도 주위 여러 사람들에게서 아소토유니온, 음악 참 괜찮더라, 는 말을 이미 많이 들어온데다 마침 한국 대중 음악상 시상식에서 특별상까지 받았다고 하길래, 꼭 한번 들어봐야지 벼르고 있던 터였다. 공연장인 질러홀에는 이미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고, 무대 전체를 보자는 마음에서 2층에 자리를 잡았다. 공연은 오후 여섯 시, 정시에 곧장 시작했다. 파도처럼 물결치던 관객들 2층 난간에 자리 잡은 나는 간이 의자에 앉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이 내 실수였다. 아소토 유니온의 음악을 자리에 앉아서 듣는다는 것은 너무도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들의 음악은 '대즈(DAZZ)'라고 하는 것이란다. 댄서블 재즈(Danceable Jazz)의 약자 '대즈'(DAZZ)라는 말 그대로, 아소토 유니온의 음악은 관객들이 저절로 춤을 출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그런 음악이다. 락 콘서트에서처럼 격렬한 움직임은 결코 아니다. 서서히 리듬감을 타며 유연하게, 그러나 한 치의 쉴 틈도 없이 열정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꽉 들어찬 연주가 이들의 음악이다. 2층에서 내려다 본 관객들의 모습은, '출렁이다' 라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 공연장을 꽉 메운 관객들의 움직임은 파도처럼 물결이 출렁이는 모습 바로 그거였다. 2층에 앉은 아쉬움을 그것으로 달랠 수 있었다. 무대를 보지 않고 음악만 들으며 관객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공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파도를 일으킨 원동력은 드럼, 퍼커션, 기타, 베이스, 키보드를 맡은 주자들이 각자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휘몰아치는 바람이었다. 쉴 틈을 주지 않고 팽팽히 조여오는 리듬감은 멤버 한 사람만 어긋나도 생길 수가 없는 것이기에 이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정말로 진정한 '대즈맨(DAZZMAN)'이다. 특히 드러머 김반장의 보컬은 바람에 파도 치는 물결을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는 햇살과도 같았다. 김반장의 목소리는 개인적으로 내 취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의 보컬에 반해버린 이유는, 펑키-funky하고 소울풀-soulful하며 그루브-groove한 '대즈'의 필-feel을 정말로 충실히 살려내 주었기 때문이다. 노래를 잘 부르냐, 하는 것이 그저 가창력이 뛰어난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그 음악적 스타일을 잘 살리느냐에 달린 것임을 생각해볼 때, 그의 보컬은 정말로 훌륭했다. 귀 말고, 몸으로 듣는 음악 리더인 김반장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 음악은 따져 듣기보다 몸으로 느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이들의 음악을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콘서트를 간 것은 오히려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귀로 듣기 전에, 몸으로 느끼면서 완전히 푹 빠져버린 것이다. 음반으로 먼저 들었다면 그냥 좋네, 에서 그쳤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는 벌써 다음 공연 일정을 체크하기에 이르렀으며 특히 이들의 첫 출발점인 길거리 공연에는 꼭 가보고 싶다. 김반장이 콘서트 도중 약간의 오버(?)를 하며 "국내에서 최고로, 졸라 펑키한 밴드, 아소토 유니온!"이라고 말해서 다들 열광했었는데, 정말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소토 유니온의 음악을 귀로만 듣고 있는가? 그런 사람이라면, 단 한 번이지만 직접 몸으로 느끼고 온 나보다도 이들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다. 일단 이들을 직접 찾아가보자. 춤은 자신 없어도 된다. 튜브 안에 몸을 맡기고 가만히만 있어도 저절로 파도 타기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마음 가는 대로, 몸이 따라 주는 대로 그냥 그대로 공연장에 자신을 던져두기만 하면 된다. 요즘은 온라인 상에서조차 파도 타기가 유행이지 않은가. ** 이렇게 써놓고서 그들의 길거리 공연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쉽습니다. 콘서트에서 김반장이 말했듯이 '국내에서 최고로, 졸라 펑키한 밴드'가 사라져버린 것도 너무 아쉽구요. 하지만, "재능이란 타고난 센스가 아니라 역경과 어려움에 부딪혀도 계속 밀고나갈 수 있는 추친력"이라고 말했던 김반장을 믿습니다. 앞으로 그들의 활동을 더욱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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